서 론
아스파라거스(Asparagus officinalis)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서 1966년 국내에서 시험재배를 시작한 이후 재배면적이 점차 증가하여 전국적으로 약 70 ha 이상 재배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Seo and Sung, 2013). 아스파라거스에 발생하는 해충은 총채벌레류(꽃노랑총채벌레(Frankliniella occidentalis), 파총채벌레(Thrips tabaci)), 나방류(담배거세미나방(Spodoptera litura),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 도둑나방(Mamestra brassicae), 왕담배나방(Helicoverpa armigera) 등), 진딧물류(목화진딧물(Aphis gossypii), 복숭아혹진딧물(Myzus persicae)), 잎벌레류(아스파라거스잎벌레(Crioceris quatuordecimpunctata)) 등이 있으며 그중 파총채벌레에 의한 피해가 가장 크다(Choi et al., 2014).
총채벌레는 총채벌레목(Thysanoptera)에 속하는 작은 곤충으로 우리나라에는 90여종의 총채벌레가 알려져 있으며 대부분이 식물을 가해하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Paek et al., 2010). 총채벌레는 작물의 줄기 및 잎을 흡즙하여 피해를 입히는데 대표적인 흡즙해충인 진딧물과는 달리 비대칭의 턱을 이용해 작물의 표면을 갈아서(rasping) 상처를 낸 후 구침을 꽂아 흡즙하기 때문에 독특한 식흔을 남긴다(Chisholm and Doncaster, 1982). 또한 총채벌레는 고추와 토마토, 국화 등 29종의 작물에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omato spotted-wilt virus, TSWV)를 매개하여 원형반점, 황화위축, 기형, 고사 등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Ullam et al., 1992). 총채벌레는 식물 표피에서 식물체를 가해하면서 약충과 성충 단계를 지낸 후 식물 조직내에 산란하고 토양에서 번데기(전용, 후용) 시기를 보낸다. 특히 번데기 시기를 토양에서 보내기 때문에 방제에 많은 어려움을 야기한다.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총채벌레에 의한 피해는 잎과 순에 나타나며 피해가 심할 경우 곡경을 유발하여 상품성을 떨어뜨린다(Choi et al., 2014). 아스파라거스에 발생하는 총채벌레류의 발생소장에 대한 연구는 최근 제주도에서 수행되었으며 연구에 따르면 파총채벌레는 재배 전시기에 걸쳐 작물의 모든 부위에 피해를 끼쳤으며 3월경 발생 밀도가 증가하였다가 봄 수확기에 지상부의 아스파라거스 순이 수확되면서 밀도가 낮아졌고 6월 하순-7월 상순, 9월 하순-10월 상순에 걸쳐 고밀도로 발생하였다(Choi et al., 2014).
아스파라거스 발생 해충 종류 및 방제기술에 관한 시험연구가 추진되어 여러 방제방안이 도출되었으나 주로 살충제를 처리하는 화학적인 방법에 의존하였다. 그러나 최근 꽃노랑총채벌레 등 약제저항성 계통의 출현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어 화학적 방제만으로는 효과적인 방제가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Cho et al., 2000; Bielza et al., 2007).
아스파라거스에 적용가능한 살충제는 17종이 등록되어 있으나(RDA, 2017), 모든 제품이 나방류, 특히 담배거세미나방 방제용으로 등록되어있어 파총채벌레 등 아스파라거스에 큰 피해를 입히는 총채벌레를 대상으로 등록된 약제는 없으나 최근 아스파라거스에 대한 약해도 없고 파총채벌레에 대해 우수한 방제효과를 나타내는 살충제 5종을 선발하여 농자재등록 하였다(GWARES, 2015). 그러나 아스파라거스의 경우 수확기에는 매일 수확하기 때문에 살충제 처리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아스파라거스 총채벌레를 방제하기 위해서 살충제 처리를 대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아스파라거스 총채벌레 방제를 위한 연구는 대부분 수확 후 처리에 중심을 두어 포스핀 훈증(Liu, 2008), 비눗물(Waller, 1990), CA 처리(Potter et al., 1994)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산화탄소 훈증(CA 처리)은 유럽, 미국, 호주 등지에서 20세기 후반부터 광범위하게 이용되었으며 특히 농산물의 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메틸브로마이드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Mitcham et al., 2006).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해충방제는 1990년대부터 총채벌레를 대상으로 몇몇 연구가 이루어 졌으며 최근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총채벌레 알에 대한 살충력 평가가 이루어졌다(Seki and Murai, 2012). 또한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해충방제시 아스파라거스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다(Corrigan and Carpenter, 1993).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성충을 대상으로 살충력 평가가 이루어졌으며 유충에 대한 연구는 극히 일부분 수행되었다(Mitcham et al., 1997; Page et al., 2002).
본 연구에서는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아스파라거스에 발생하는 주요해충인 파총채벌레 성충 및 유충에 대한 살충력을 평가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곤충
실험에 사용한 파총채벌레 성충 및 유충은 강원도 양구군 남면 가오작리(38°08'N, 128°02'E) 및 춘천시 서면 신매리(37°55'N, 127°42'E) 소재 아스파라거스 재배 포장에서 채집하였다. 곤충사육용기(9×4 cm)에 여과지(90 mm∅)를 깔고 아스파라거스로부터 직접 파총채벌레를 채집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곤충사육용기에 채집한 파총채벌레 성충 및 유충이 사육용기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파라필름을 이용하여 밀봉한 후 실험에 사용하기 전 까지 4°C에서 보관하였다.
이산화탄소
파총채벌레가 들어있는 곤충사육용기를 밀폐용기(25×15×17 cm)에 넣은 후 아이스물통(2 L)에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켜 실리콘 호스를 통해 밀폐용기에 적정 농도가 될 때까지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후 밀폐용기를 밀폐하여 이산화탄소 농도가 유지되도록 하였다.
이산화탄소 농도
밀폐용기에 주입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이산화탄소 농도 측정기(G110, Geotech, UK)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실험에 사용한 이산화탄소 농도는 40(±2)%와 60(±2)%를 사용하였다.
온도 및 시간처리
곤충사육상에서 4°C, 20°C, 24°C로 온도를 설정하여 실험을 실시하였다. 수확한 아스파라거스는 선별장에서 선별 후 신선도 유지를 위해 4°C 냉장창고에 보관한다. 4-5월의 경우 선별장의 온도가 15°C전후이지만 6-7월에는 20-25°C까지 선별장의 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3가지 온도조건에서 실험을 실시하였다. 습도는 60-70%를 유지하도록 하였다. 처리시간은 40%농도의 온도에 따라 12, 16, 20, 24시간동안 처리하였고, 60%의 경우 온도에 따라 24, 48, 72시간동안 처리하였다. 이산화탄소 처리 후 파총채벌레가 들어있는 곤충사육용기는 4°C에서 24시간동안 보관 후 해부현미경을 이용하여 사망한 개체수를 파악하였다.
통계처리
이산화탄소 농도, 처리시간, 온도에 의한 파총채벌레의 살충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SPSS (IBM SPSS version 23)의 ANOVA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동일한 조건에서 성충과 유충의 살충율은 t 검정을 실시하여 분석하였다.
결 과
파총채벌레 성충 1,565개체와 유충 847개체를 대상으로 이산화탄소의 살충력을 평가하였다(Table 1). 고농도의 이산화탄소의 온도와 처리시간에 따른 살충효과를 살펴본 결과 동일한 온도, 처리시간 조건에서 60%농도에서 성충에 대한 살충율은 40%농도에 비해 높게 나타냈다(F=49.128, p=0.0001). 그러나 유충의 경우 두 처리 농도간의 살충율에는 차이가 없었다(F=0.958, p=0.339) (Table 2). 60%농도에서 저온조건에서 처리시간에 따른 성충 및 유충에 대한 살충력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F=2.12, P=0.254). 그러나 40%농도에서는 동일한 온도조건(상온)에서 처리시간에 따른 성충 및 유충에 대한 살충력에는 뚜렷한 차이를 보여 처리시간의 증가에 따라 살충력이 증가하였으며(F=23.42, P=0.0003) 특히 성충보다는 유충의 살충율이 높았다(F=12.26, P=0.0021) (Fig. 1, 2). 성충에 대한 살충력은 60%농도, 상온(20°C), 24시간 처리와 40%농도, 상온(24°C), 24시간 처리시 100%에 도달하였다. 유충의 경우 60%농도에서 성충의 100% 살충조건에서도 일부 유충은 살아남았다.
Table 1. Experimental conditions used to investigate the insecticidal effect of carbon dioxide on onion thrips (Thrips tabaci) ![]() |
Table 2. Insecticidal effect of carbon dioxide on onion thrip adults and larvae under the different temperature and treatment time cond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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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처리조건에서 유충과 성충에 대한 살충율에는 차이가 있었다. 60%, 2°C, 48시간 처리시 성충의 경우 86.5%(n=148)의 살충율을 나타냈으나 유충의 경우 57.9%(n=114)의 살충율을 나타내 차이를 보였다(t=5.23, P=0.008). 2°C의 온도에서는 처리농도, 시간에 따라 성충이 유충에 비해 높은 살충율을 나타냈으나 높은 온도에서는 반대로 성충보다 유충에 대한 살충율이 높게 나타났다. 20°C의 온도에서 40%온도에서 12, 16, 20시간 처리했을 때 성충은 18.8%(n=149), 41.8%(n=146), 79.8%(n=124)을 나타낸 반면 유충은 46.7%(n=15), 68.5%(n=54), 85%(n=20)의 살충율을 보여 성충보다 높은 살충효과를 나타냈다(F=23.58, P=0.0003). 그러나 60%농도, 20°C에서 24시간 동안 처리했을 때 성충은 100%(n=295)의 살충율을 나타냈으나 유충은 89.2%(n=139)를 보였다.
고 찰
이산화탄소에 의한 곤충의 살충효과는 대기 중 높은 농도의 이산화탄소로 인해 상대적으로 산소농도가 낮아지고 이로 인해 곤충은 좀 더 오랜 시간동안 기문(spiracle)을 열게 되어 몸속의 수분을 잃게 되어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elwitz, 1998).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CA처리(controlled atmosphere treatment)에 따른 곤충에 대한 살충효과는 대부분의 경우 성충을 대상으로 살충력 평가가 이루어졌으며 유충에 대한 평가는 일부 이루어졌다. 꽃노랑총채벌레의 모든 생활사 단계(알, 약충, 성충)를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고정된 이산화탄소 농도 + 산소농도 변화) 및 온도에 대한 살충력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낮은 온도(0°C)에서 높은 온도(5°C) 보다 높은 살충력을 나타냈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낮으면 낮은 살충효과를 보인다는 견해와는 상반된 것으로 나타났다(Mitcham et al., 1997). 그러나 Soderstrom et al. (1991)에 따르면 코드링 나방(Cydia pomonella, codling moth) 의 알을 서로 다른 온도조건에서 CA처리 했을 때 고온인 25°C에서 알의 치사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다음이 0°C와 15°C 였으며 5°C에서 가장 낮은 치사율을 보였다. 이는 아마도 0°C의 저온에서는 체내 수분이 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단백질(antifreeze proteins)을 생성하기 위해서 곤충이 대사활동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5°C 보다는 호흡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Ivanovic, 1991). 본 연구에서는 4°C의 저온에서 단일 이산화탄소 농도에 의한 살충효과를 살펴본 결과 성충에서는 91%(48시간, n=406)-96%(72시간, n=131)의 살충효과를 보인 반면 유충의 경우 성충에 비해 훨씬 적은 60%(48시간, n=343)-63%(72시간, n=182)의 살충효과를 나타내 저온에서는 유충에 비해 성충에 대한 높은 살충효과가 있음을 보였다.
시설 내 작물에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등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총채벌레는 연중 발생하기 때문에 연속적이고 효과적인 방제방법이 필요하다. 총채벌레 방제를 위한 고농도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이전 연구결과에 따르면 30%농도, 20°C, 24시간 또는 60%농도, 24°C, 24시간의 조건에서 각각 파총채벌레와 꽃노랑총채벌레에 대해 100% 살충력을 나타냈다(Page et al., 2002; Seki and Murai, 2012). 본 연구에서는 60%농도를 20°C에서 24시간 처리 또는 40%농도를 24°C에서 24시간 처리시 파총채벌레 성충에 대한 살충율이 100%에 도달하여 기존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유충의 경우 40%농도, 24°C, 24시간 처리시에만 100% 살충율을 나타내 유충의 경우 이산화탄소 농도보다는 처리온도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총채벌레 방제를 위해 주로 살포하는 acetamiprid의 경우 잔류량은 살포 후 3-5일 경과 후 급격하게 감소하여 5일 이후에는 정량한계 미만으로 낮아져 잔류농약 검사에 비교적 안전하다고 할 수 있으나(Kim et al., 2015) 아스파라거스의 경우 4월 이후 수확기에는 매일 수확하는 수확 특성상 주기적인 약제 살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체방안 마련이 필수적이다. 신선농산물에 대한 살충제사용의 제약으로 인해 총채벌레 방제를 위해서 살충제 이외의 방법으로 적색 방충망을 이용하거나(Jung et al., 2015), 초음파를 이용하는 방법(van Epenhuijsen et al., 1997) 등이 연구되었으나 방제효과는 크지 않았다.
저산소를 이용한 살충처리법은 박물관이나 문화재관리청에서는 소장품을 가해하는 유해생물(곤충, 곰팡이 등)을 방제하는데 질소나 아르곤과 같은 불활성 가스를 사용한 저산소 농도 살충처리법을 이용하지만 온도, 습도에 따른 처리시간이 최소 2주 이상으로 긴 단점이 있기 때문에(Oh, 2011) 신선도 유지가 필수적인 신선농산물의 수확후 해충방제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농업에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사례는 이산화탄소 강화재배를 통해 딸기, 파프리카 등의 생육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으나 해충을 방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 경우는 없다. 따라서 본 연구를 바탕으로 아스파라거스 총채벌레를 비롯한 다른 다양한 농업해충을 대상으로 이산화탄소 살충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져 살충제를 대체할 수 있는 해충방제방안으로 활용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